성남 문화예술 이야기

[서울문화투데이] 윤정국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 “문화경영은 문화예술 창조의 샘물” - 특별 인터뷰

성남사랑방 2026. 4. 21. 10:29

제17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문화경영’ 부문 수상자

지역예술가 발굴·창작 지원 확대와 협업 구조 구축

성남아트센터, 운영 방식 개편과 낮 시간대 공간 활성화

성남페스티벌과 ‘아트&테크 랩’으로 확장하는 예술기술 융합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ㆍ진보연 기자]

지난해 성남페스티벌의 메인 콘텐츠 ‘시네 포레스트: 동화(動花)’는 분당중앙공원 숲을 무대로 펼쳐진 대형 미디어 퍼포먼스였다. 70인 오케스트라와 1000명의 시민합창단, 프로젝션 매핑, 도시의 소리가 어우러지며 공원 전체가 하나의 ‘열린 극장’이 됐다. 기술과 예술, 시민의 참여를 한 무대 안에 결합한 이 프로젝트는 윤정국 성남문화재단 대표가 내걸어온 ‘따뜻한 디지털 문화도시 성남’이라는 비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사례이기도 했다.

윤정국 대표는 동아일보 문화부장, 충무아트홀 사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총장, 김해문화재단 대표를 거쳐온 전문 예술경영인이다. 충무아트홀 재직 당시에는 800석 규모의 대극장을 1250석으로 증설해 극장의 방향을 바꿨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는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사업과 문화바우처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았다. 김해에서는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서사를 창작오페라 ‘허왕후’로 제작하며 지역의 역사 자원을 문화콘텐츠로 확장했다.

▲윤정국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성남문화재단에 부임한 뒤 윤 대표는 먼저 재단의 방향을 ‘따뜻한 디지털 문화도시 성남’으로 정리하고, 그 비전을 실제 사업에 반영하는 데 집중해왔다. 저녁 공연 중심으로 운영되던 성남아트센터의 시간대를 넓히기 위해 평일 낮 공연 프로그램인 ‘오후의 콘서트’를 신설했고, 광장 앞 잔디밭에는 시민들이 머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책 읽는 광장 도서관’을 조성했다. 공연 분야에서는 시즌제를 도입해 관람 방식을 손봤고, 콘서트 오페라 시리즈 ‘오페라정원’ 같은 신규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동시에 예술과 기술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아트&테크 랩’을 기반으로 창작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예술가 지원이 무대와 전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예술 지원의 폭을 넓히고, 사랑방문화클럽을 문화공헌 활동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계획 역시 이런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서울문화투데이는 이처럼 중앙과 지역, 정책과 현장을 오가며 축적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예술과 기술, 사람을 연결하는 문화도시의 비전을 구체적인 운영 성과로 이끌어온 점을 높이 사 윤정국 대표를 문화대상 ‘문화경영’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성남문화재단 20주년 이후의 다음 단계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또 ‘따뜻한 디지털 문화도시’라는 방향이 실제 사업과 운영 안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듣기 위해 지난 4월 6일 성남아트센터 대표이사실에서 윤정국 대표를 만났다.

-지난 1월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문화경영’ 부문 대상 수상을 다시 축하한다. 긴 시간 여러 현장을 거쳐 왔는데, 이번 수상의 의미와 돌아보게 되는 지점, 수상 이후 주변 반응은 어떠했나.

우선 큰 상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이번 상은 업적 하나를 보고 준 것이라기보다, 장기적으로 그동안 해온 여러 일을 평가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여러 기관을 거치며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현재 기관에서 아낌없이 나누고 발휘하고 있는 점에 대한 응원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점에서 서울문화투데이의 문화대상 시상 사업은 공공부문이 해야 할 역할을 대신하는 큰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문화경영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많은 분이 이 상을 통해 격려와 응원을 받았으면 좋겠다.

-기자로 시작해 공연장, 중앙 문화행정, 지역문화재단까지 자리를 옮겨 왔다. 그 긴 이동 속에서 문화예술을 대하는 자신의 기준이 가장 크게 바뀐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

언론사 문화부 기자 시절 문화예술은 관찰과 취재의 대상이었다. 독자들의 관심을 대변해 특이하고 비범한 예술 작품과 예술인을 우선적으로 다뤘고, 평범한 예술 활동과 작품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가졌던 시기이기도 했다. 공연장에서 일하게 됐을 때도 이런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관객을 많이 모으기 위해 일류 배우와 예술가, 그리고 일류 작품에 큰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중앙 문화행정기관과 지역문화재단을 거치면서 문화예술계가 큰 생태계를 이루고 있고, 이 생태계 전체를 염두에 두고 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들었다. 특히 지역문화재단에서 문화도시 사업을 수행할 때 문화예술이 도시에 고유한 색깔을 입힐 수 있음을 깨닫게 됐고,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현재 성남문화재단에서는 첨단기술이 앞서가는 도시의 특성을 살려 ‘예술과 기술의 융복합’에 방점을 찍고 공연, 전시, 축제, 예술교육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충무아트홀 재직 당시 대극장 증설과 뮤지컬 전용극장화, 예술위 재직 당시 상주단체 육성사업과 문화바우처 사업의 안착, 김해에서의 창작오페라 제작 등은 서로 결이 다른 성과처럼 보이기도 한다. 현장 운영과 정책 설계, 콘텐츠 기획을 모두 경험했는데, 문화경영자의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

여러 문화예술기관을 거치며 수행했던 주요 업적들은 결이 다르게 보이겠지만, 그때그때 주어진 과제를 수행한 결과들이다. 충무아트홀은 개관 당시 800석 규모로는 뮤지컬 중심극장으로 도약하기 어려워 서울중구청과 구의회를 설득해 8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뒤 1250석 규모로 증축공사를 단행한 것이다. 예술위의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사업은 지역 공연단체와 공연장의 연계가 큰 호응을 얻어 일부 지역 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한 일이다. 김해에서의 창작오페라 ‘허왕후’ 제작은 전국체전을 처음 유치한 도시가 전국에서 몰려올 손님들에게 김해 고유의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기획성 작품이었다. 모든 일이 그 당시 나름의 이유와 명분이 있는 일이었다. 문화경영인은 이런 의미에서 국가나 지역사회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해 문화예술적 수요를 충족시켜나가는 사람이라고 거칠게 정의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이력 전체를 묶어 볼 때, 스스로 생각하는 문화경영의 핵심은 무엇인가. 예술 현장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끝까지 놓지 않으려 했던 원칙, 그리고 ‘문화예술 창조의 샘물’이라는 표현에 담긴 생각을 함께 듣고 싶다.

문화경영은 문화예술 창조의 샘물을 길어 올려 많은 사람이 그 물을 마시고 창의와 상상의 기력을 회복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예술가다. 예술가를 존중하고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며, 다른 모든 행정과 경영은 이를 위한 시스템이라고 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으로 일했던 경험은 이후 여러 기관을 거치며 큰 도움이 됐다. 당시 예술가 지원 업무를 맡으며 문화예술의 가치가 결국 예술가에게서 나온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예술가가 창조의 샘물을 길어 올리고, 문화경영은 그 물을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런 생각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김해문화재단과 성남문화재단에서도 예술창작지원 업무를 중요하게 봤고, 지역 예술가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일을 재단의 중요한 역할로 보고 있다. 문화경영인은 여러 분야를 두루 이해해야 하는 지휘자이기도 하고, 크고 작은 일을 부지런히 살피는 정원사이기도 하다. 결국 가장 중요한 덕목은 부지런함이라고 생각한다.

-성남문화재단에 와서 실제로 내부를 들여다본 뒤, 가장 먼저 보인 장점과 동시에 가장 먼저 개선해야겠다고 느낀 지점은 무엇이었나.

외부에서 성남문화재단을 바라볼 때는 공연장과 미술관을 갖춘 시설 중심의 성남아트센터를 주로 보게 되는데, 막상 취임하고 안에 들어와 보니 오랜 역사의 사랑방문화클럽부터 미디어센터, 문화예술교육센터 등 다양한 문화시설과 사업들이 좋은 여건 속에서 잘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먼저 보였다. 다만 주로 공연이 있는 저녁 시간대에만 관객들이 집중되는 점은 아쉬웠다. 그래서 이 좋은 공간을 더 많은 시민과 관객이 ‘예술 놀이터’로 생각하고 자주 방문하며 예술과 휴식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낮 공간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평일 낮에 여유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오후의 콘서트’를 신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성남아트센터 광장 앞 잔디밭에 열린 독서 공간인 ‘책 읽는 광장 도서관’을 조성했다. 시민 누구나 편안하게 앉아 독서를 즐길 수 있어 공연과 전시뿐 아니라 책과 함께하는 문화 활동이 더해졌고, 성남아트센터의 모든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 경험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지난해 제시한 성남시의 ‘따뜻한 디지털 문화도시’라는 표현은 인상적이지만, 자칫 수사로만 소비될 위험도 있다. 이 비전을 말할 때 실제로 염두에 둔 장면은 무엇인지, 시민이 어느 순간에 그것을 가장 선명하게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보는지 듣고 싶다.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하고 있는 ‘따뜻한 디지털 문화도시’ 비전은 단순히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이 예술과 시민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감성과 공공성이 함께 살아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성남페스티벌에서 이미 그 순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도심 속 숲이 거대한 극장이 되고, 프로젝션 매핑과 AI 음향 기술, 오케스트라와 1000명의 시민합창단이 참여한 메인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디지털 감성과 환상’을 즐길 수 있었다. 갑작스럽게 비가 내렸는데도 시민들은 우비를 입고 끝까지 함께했고, 숲에 내리는 빗소리와 시민합창단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시민들이 음악을 따라 부르며 공연에 몰입하는 모습에서 첨단기술과 예술, 그리고 인간의 감성이 하나로 만나는 장면이 연출됐다고 본다.

핵심은 결국 따뜻함이다.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고, 오히려 인간 간의 정감이 넘치고 인간미가 살아나는 도시, 복지와 공공성이 실현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기술을 잘 장악하고 활용해 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자는 뜻이다.

-점차 기술과 예술 융합의 가치가 강조되고 있지만, 동시에 기술 중심 담론이 예술의 본질이나 창작자의 자리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긴장 관계를 공공문화기관은 어떻게 다뤄야 한다고 보나.

기술로 인간이 소외되는 일 없이 인간적 감성이 살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은 표현의 방식과 가능성을 확장하는 도구이지, 창작의 방향이나 의미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기술이 앞서고 예술이 그 뒤를 따라가는 구조가 된다면 창작의 본질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 공공문화기관의 역할은 기술을 도입하되 그것이 창작자의 상상력과 표현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하고, 예술가와 기술전문가가 파트너로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균형을 잡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성남문화재단의 ‘아트&테크 창작랩’은 그런 의미에서 예술가와 기술전문가가 새로운 실험을 통해 잠재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예술이 기술을 통해 더 넓게 확장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순수예술 진흥을 지속하면서도 디지털 예술 지원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기반 창작이 일회성 기획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대표 콘텐츠가 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나.

지역 기반 창작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콘텐츠로 자리 잡으려면, 한 번의 제작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확장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성남의 다양한 문화 자산을 첨단기술 도시라는 특성과 연결해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지역의 이야기를 담되 더 넓은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갖춰야 단발성에 머무르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창작오페라 ‘바람의 노래’ 역시 이런 시도의 출발점이었다. 성남아트리움 초연에 이어 오는 7월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이는데, 이처럼 지역 서사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의 가능성이 확인됐다면 재공연과 확장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다양한 방식으로 유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순수예술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표현 방식을 넓히고, 지역에서 출발한 창작물이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작정이다.

▲2025 성남페스티벌 ‘시네 포레스트 동화(動花)’

-올해 성남문화재단의 주요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

올해 재단은 큰 틀에서 ‘따뜻한 디지털 문화도시, 성남’이라는 비전을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구현해 나가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직원들과 논의해 온 사업 방향과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과 정책에 반영하며, 시민들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험하는 문화환경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먼저 공연 분야에서는 시즌제 도입을 통해 관객들이 보고 싶은 공연을 할인된 가격에 사전 예약할 수 있도록 관람 방식을 개선했다. 클래식부터 무용, 연극, 어린이 공연, 국악까지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고, 평일 낮 시간대 공연 수요를 반영한 ‘오후의 콘서트’와 콘서트 오페라 시리즈 ‘오페라정원’ 등 새로운 기획 공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지역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성남다움’이라는 문화브랜드를 구축하고, 예술가 지원이 창작과 무대, 전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동시에 ‘아트&테크 랩’을 기반으로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창작 환경을 조성해 성남을 대표적인 예술·기술 융합 거점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15년 전통의 사랑방문화클럽을 기존의 취미생활 중심 활동에서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문화공헌 활동 중심으로 바꿔나가며 ‘시민주도 문화돌봄’을 정착시킬 예정이다. ‘문화예술을 통한 ESG 가치 실현’을 연결고리로 판교를 중심으로 한 지역 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해 상생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문화예술이 특정 공간과 시간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의 일상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재단의 가장 중요한 정책이다.

-지난해 이진준 카이스트 교수와 함께 ‘2025 성남페스티벌’의 일환으로, AI와 미디어가 결합한 ‘시네 포레스트: 동화(動花)’를 선보인 바 있다. 성남페스티벌을 단순한 행사보다 성남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축제로 키우려는 구상이 인상적이다. 장기적으로 성남페스티벌이 어떤 얼굴을 가진 축제가 되길 바라나. 또 올해는 어떤 방향으로 준비되고 있나.

성남페스티벌은 단순한 지역 행사가 아니라, 성남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담아내는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동안 첨단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성남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축제로 성장해 왔고, 시민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보고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축제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해왔다. 앞으로는 시민들이 창작 과정에도 참여하며 함께 완성해가는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고 본다. 성남페스티벌이 차별화된 예술기술 융합 축제로 자리 잡고, 성남을 넘어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축제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성남페스티벌의 기본 정체성은 기술·예술·게임의 융합에 있다. 판교역 앞에서 열리는 성남산업진흥원 주관 게임 축제 GXG와 연계해 진행하고 있으며, 게임의 축은 그쪽이, 문화재단은 기술과 예술 중심의 축을 맡는 구조다. 지난해 이진준 교수가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선보인 ‘시네 포레스트’처럼, 숲 자체를 빛으로 조각하고 시민합창단 1000명이 참여해 빛과 소리가 어우러지는 예술기술 융합 콘텐츠가 성남페스티벌의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올해는 지방선거 일정으로 인해 물밑에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의 형식을 반복하기보다 예술기술 융합 메인 콘텐츠를 더 가다듬어 선보일 계획이며, 문화재단의 개막식과 메인 콘텐츠, 시의 첨단산업 관련 부서가 맡는 폐막식이 하나의 주제를 공유하며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도록 준비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예술인을 지원금의 수혜자가 아니라 협력자로 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런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재단의 지원 방식과 소통 구조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또 지원 규모와 기업 협력, ESG 구조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지역예술인을 협력자로 본다는 것은 재단이 ‘지원하는 기관’에서 ‘함께하는 파트너’로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속 가능한 예술생태계는 일방적 지원만으로는 어렵고, 예술가가 주체로 참여할 때 가능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공모사업과 역량강화 사업에 현장 예술인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사업도 함께 설계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고 있다. 앞으로는 우수 작품을 발굴해 재단과 지역예술가가 공동으로 창·제작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역 기업과 협력해 지역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모델을 처음 시도했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예술과 기업 동반성장 대상’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직접 예산으로 나눠주는 창작 지원은 3억 원 정도이고, 청년 지원과 공간 지원까지 합하면 전체적으로 약 7억 원 수준이다. 아직 부족한 만큼 앞으로 시를 설득해 예산을 늘려나가야 한다. 올해 1월에는 기업 협력 TFT를 새로 구성했고, 판교를 비롯한 성남시 관내 기업들과 협업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요구부터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문화예술을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재단이 돕는 입장에서 접근하는 일이다. 기업 로비를 지역 작가들의 발표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첨단기업의 기술자들이 예술가와 협업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방안도 그 구상에 포함된다. 문화예술기관으로서 문화예술을 통한 ESG 실천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라고 본다.

-성남문화재단과 성남아트센터가 20주년을 지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대표 개인으로서 임기 안에 반드시 남기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성남 시민과 지역 예술가들에게 어떤 변화로 이어지길 바라는지 듣고 싶다.

지난 4월 취임 후 1년간 성남문화재단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조직과 사업의 기반을 정비하는 데 집중했다. ‘따뜻한 문화도시, 성남’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실행 구조를 갖추고자 했으며, 올해는 이를 더 구체적으로 구현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중장기 경영혁신전략을 마련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재단이 나아갈 방향을 재정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따뜻한 디지털 문화도시’라는 비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작품에 있어서는 외부 작품을 가져오는 데 머무르지 않고, 성남의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창작이 필요하다고 본다. 판교 테크노밸리와 도시의 축적된 시간을 바탕으로 성남만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뮤지컬, 오페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그런 작품이 시민에게는 자부심이 되고, 지역 예술가에게는 새로운 기회와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 동시에 지금의 자리는 한시적인 자리인 만큼, 2년의 기간 동안 방향을 정하고 시스템과 기반을 다져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문화경영의 핵심은 결국 제한된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내느냐에 있다고 생각한다.

출처 : 서울문화투데이(http://www.sctoday.co.kr)

#성남 #성남시 #성남문화재단 #성남문화원 #성남예총 #성남아트센터 #성남아트리움 #윤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