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문화예술 이야기

김도규 의병장 증손자 김정진 성남문화원 사무국장 부부, 성남아트센터에서 음악극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홍진영 성남소방서장 부부와 함께 관람해..

성남사랑방 2024. 7. 9. 14:33

한 맺힌 노랫가락에 뭉클…음악극 "누가∼이 사람을∼모르시나요∼"

박춘석 작곡·한운사 작사의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시니어 세대라면 대부분 가사만 보고도 멜로디를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다. (언론보도 기사 중)

2024년 7월 6일 토요일 오후 7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되는, 극단 예맥의 음악극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를, 성남시 안보를 책임지고 계시는 홍진영 성남소방서장 부부와 함께 관람했다.

 

무대 예술의 거장 표재순 선생이 연출한 이 작품은, 6·25 전쟁으로 헤어지게 된 부부의 기막힌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날 공연에는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특별출연해서 무대를 열어 주어 장사익 선생님의 노래를 공연장에서 라이브로 들어보는 뜻깊은 시간도 되었다.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한국전쟁의 비극을 시작으로 한 여인의 엇갈린 사랑과 증오, 그리고 용서의 과정을 통해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살아온 우리의 부모님 세대를 위로하면서 진한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이다. 시대가 만든 비극 속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야 했던 우리 부모님들의 서러운 눈물을 그 시대를 대표했던 추억의 음악들을 손수건 삼아 닦아주고 위로해 준다.

 

극중 윤옥이와 김중기는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으면서 마을 사람들의 축하를 받았지만 그날 전쟁이라는 비극이 시작된다. 이후 윤옥이는 피난길에서 갓난아이를 잃어버린 후 부초처럼 떠돌다가, 윤옥이를 외사랑한 춘수의 극악무도한 만행으로 춘수의 아이를 갖게 된다. 윤옥이는 이 또한 천륜이라 여기며 춘수 모르게 아이를 낳아 정성으로 기른다. 미군부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힘겹게 살아가는 윤옥이의 모습을 통해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모든 세대와 계층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로, 새로운 연출 기법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간다.

연출을 맡은 표재순(JS씨어터 대표이사) 전 SBS 프로덕션 대표 이사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출가이자 기획자이다. 2014년 은관문화훈장과 2000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으며 1980년 한국연극영화예술상 연극부문 대상 수상 등 연출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상들을 휩쓸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 총연출을 맡았던 그는 86세의 나이에도 이번 무대에 열정을 쏟고 있다.

 

해설은 배우 이순재와 이정길이 맡았으며, 저희가 관람하는 날에는 이정길 선생이 해설을 하셨다.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이제 막 첫돌이 된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옥이와 준기가 주인공이다. 준기가 마을로 들이닥친 인민군에게 끌려가면서 이들의 비극은 시작된다.

 

스토리는 옥이와 준기 각각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백발의 노인이 된 옥이가 자신을 돌보는 고 목사에게 들려주는 옛이야기와 준기가 저승에서 회상하는 과거사가 교차해 나온다.

 

고두심이 옥이를, 임동진이 준기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옥이를 좋아해 준기와의 사이를 갈라놓는 춘수는 기정수가 연기했다.

 

부부로 산 세월은 겨우 2년 남짓이지만 옥이와 준기는 헤어진 뒤에도 서로를 애타게 찾는다.

그러나 납북과 포로 송환, 피난 등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둘은 서로의 생사도 모른 채 각자의 삶을 살게 된다.

 

옥이는 피난길에 아들 산을 잃어버리고 춘수에게 성폭행당해 또 다른 아들 강을 얻는다. 카바레 가수부터 행상까지 안 해본 일 없이 고생하며 아들을 키우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의 어머니와 할머니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준기는 아내와 아들을 찾아 헤매다 결국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 처가의 도움으로 시작한 사업이 승승장구해 어엿한 기업의 사장 자리에도 앉는다.

 

두 사람은 새 인생을 얻은 이후에도 사무치게 서로를 그리워한다. 재회할 기회가 찾아오지만, 뒤엉킨 타이밍 때문에 인연은 자꾸만 엇갈린다.

 

이들의 인생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는 이산의 아픔을 관객에게 다시 한번 환기한다. 지금도 우리 주변 어딘가에 가족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고 이런 비극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당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당시 유행가가 더해져 더욱 절절하게 다가온다. 특히 임동진이 부르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에서 애타는 감정이 절정에 달한다.

 

이 밖에도 '오빠생각', '단장의 미아리고개', '노란샤쓰의 사나이', '굳세어라 금순아',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가요를 노년 배우와 젊은 배우가 어우러져 함께 불렀다.

 

이 작품을 통해 7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고두심은 비극의 중심에 선 옥이 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20대부터 90대까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데다 깊은 감정 연기를 선보여야 해 쉽지 않은 역할이지만, '대배우'답게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무대를 장악한다.

 

 공연된 음악극 '누가 이사람을 모르시나요'

 

이순재와 이정길은 막간 해설자로 나서 작품에 무게감을 더한다. 관객과 대화를 나누듯 옥이와 준기에 대한 이야기와 시대적 배경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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