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문화예술 이야기

(추억) 분당맑은노래친구들 소개 -성남일보 2003년 5월 2일 기사^^

성남사랑방 2024. 9. 5. 17:21

율동과 어우러지는 맑은 목소리

70회 공연 경력 갖춘 '분당 맑은 노래친구들'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03/05/02 [11:14]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 이천 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고요한 적막을 일깨우듯 낭랑한 목소리가 어둠을 타고 한곳으로 시선을 머물게 한다. 늦은 시간에도 고사리 손들이 모여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럿이 함께 맞추는 율동은 천진난만하다. 그저 깨물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어쩌면 저리도 예쁠까?

▲분당 맑은 노래친구들 공연장면. ©유일환 기자
한켠을 지키는 어머니들의 눈가에도 연실 웃음꽃이 피어오르고 있다. 제 자식 예쁘지 않은 사람이 있겠냐 만은, 누가 보더라도 흡족할 모습을 보이고 있는 어린 꼬마들이다.
삼삼오오 맑은 눈과 목소리로 천사의 모습을 간직한 친구들이 바로 ‘분당 맑은 노래친구들’. 현재 16명으로 구성된 중창단으로 웬만한 사람들은 알 정도의 유명 스타군단이다.
주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까지의 저학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주 두 번씩 분당 수내동 소재 초림 문화의 집 3층 강당 목소리를 갈고 닦는 맹연습 중에 있다. 평소 같으면 주 1회 정도 할텐데 요즘은 이런 여유 부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다음날 두 건의 공연이 이미 잡혀 있다. 아름방송 ‘동요는 내 친구’프로그램의 기 결선대회 찬조 출연과 밤에는 분당 야외공연에서 있을 포크송 가요제 특별출연을 예약해 논 상태다. 이처럼 공연이 없던 적이 없다.
주요 출연 경력을 살펴보면 97년 창단과 함께 99년 9월 성남대합창단 페스티벌 초청공연, 2001년 1월 성남시 신년음악회 축하공연, 같은 해 8월 반딧불이 시민축제 축하공연, 10월 민·관·군 합동 음악회, 11월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하는 동요 열린 음악회(박태현 선생 문화훈장 수상기념), 2002년 5월 월드컵 축하 전야제 공연 등에 참가했다.
5월에도 10일 야외공연장에서 설도윤 컴퍼니가 준비하는 오페라 <유령>, <레미제라블> 공연과 윤도현 밴드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예정이다. 6월28일에는 음악가 박태현 선생의 추모 10주년을 맞아 기념 음악회도 준비하고 있다. 여기서는 오케스트라와 성악가를 초청하는 자리로 아이들과 어른들이 실력을 한껏 견주는 자리로 만들 예정이다.
▲각종 공연 등으로 지역문화예술 사절단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일환 기자
이밖에도 지역의 각종 행사에 초청공연을 거침없이 소화해야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래저래 바쁜 연습 일정만 빡빡하게 잡혀있다.
평균 한 달에 한번 무대에 올라 7년을 지켜온 세월처럼 70회 정도의 무대경험을 갖고 있으니 흔히 생각하는 재롱잔치나 발표회 수준은 넘어선 셈이다. 실력을 이미 인정받은 것이다.
70회 이상의 공연 경력을 가진 베테랑
중창단의 구성을 크게 소프라노와 알토 두 가지 파트로 나뉜다. 실력에 따라서 데스칸트를 활용해 4화음까지 만들 경우도 있다.
오래된 아이들이 속도를 끌어주고, 저학년을 주로 소프라노에 배치한다. 알토는 소프라노 소리를 따라가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음감이 필요하다.
대규모 합창과 달리 90년대 후반부터 안무를 곁들인 형태로 변하고 있어 6∼7명이 율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인 16명이 함께 호흡을 맞아야 뛰어난 율동과 노래를 보일 수 있다.
이곳의 아이들이 저학년이다. 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 몇 달 연습을 하면서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실수하는 요령까지 대비한다. 이런 꾸준한 연습과 자주 무대에 서다 보면 어느새 실력은 높아지고, 많은 관객 앞에서 여유를 갖는 대담성을 키워간다.
“엄마들의 힘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죠. 아이들이 두시간씩 연습하고 나면 밤 9시가 넘기 일쑤예요. 지친 아이들을 직접 태워오고, 의상 준비하랴, 간식까지 챙기는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녹음실 이동할 때는 대 작전이 펼쳐지고, 심지어 공연섭외까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맑은 노래 친구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윤금선 대표(여·41세)의 설명이다. 실제로 그렇다. 어느 누구 할 것 하나부터 열까지 손길이 닿지 않는 부분이 없다.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은 엄마들의 재주 때문이다.
피아노를 전공한 엄마와 성악출신 엄마, 미술을 전공한 엄마 등 각양 각색의 실력을 보인다. 특히 공연을 앞두고는 상당한 실력 행사(?)를 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어쩌면 윤금선 대표의 보이지 않는 참모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덕분에 조금 힘들게 연습을 하거나, 급한 경우라도 실수하는 경우가 없어졌다.
이곳의 총무를 맡고 있는 현지의 어머니 고진영 씨(40세·정든 마을)도 맑은 노래 친구들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현지가 1학년 2학기 때부터 시작했어요. 어렸을 적 추억을 만들어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공부보다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단체활동에서 남을 배려하고, 다른 파트를 생각하면서 화합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 나가는 모습이 정말 예쁘잖아요.”
가꾸는 만큼 예쁘게 자라준 아이들에 대해 아무런 불만불평 없이 엄마들의 묵묵한 내조가 빛을 내는 순간이다.
다른 아이들은 학원이나 과외 등으로 벌써부터 진학을 걱정하고 있을 때 이곳의 아이들은 일주일에 두 번은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알고 있다. 그래서 늦은 시간이지만 즐겁게 연습에 임한다. 목소리가 낭낭하게 커져 갈수록 힘이 난다.
이제 ‘맑은 노래 친구들’은 커다란 준비를 해야 한다. 올 가을 제9회를 맞이하는 정기공연이다. 매년 해온 행사지만 많은 멤버가 교체된 탓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습에 열중해야 한다.
항상 3월이면 새롭게 신입 단원이 들어오고, 고학년이 된 언니들은 더 큰 준비를 위해 나가기도 한다. 이런 것이 이곳의 매력이다. 결코 한 곳에 머물길 거부하는 흐름과 점차 성숙해 가면서 노래를 승화시켜 나갈 줄 아는 미덕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 97년 이곳 출신으로 성악을 전공하거나, 혹은 미술 전공 등으로 예술계 진츨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라온 환경이 맑은 노래 친구들 출신에게 쉽게 버리지 못하는 어릴 적 추억으로 간직되어 온 모양이다.
다시금 시작하는 마음으로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일 9월을 지금부터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록 자라온 환경은 다르지만 ‘맑은 노래 친구들’의 모임 속에서 점차 커져만 가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5월만이라도 ‘어린이 세상’이라는 참뜻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5월5일 만큼은 아이들에게 푹 쉬게 해주고 싶은 욕심을 지녔다. 아무리 커다란 행사라 할지라도 어린이날 공연 문의가 들어오면 정중하게 거절한다. ‘이 날 만큼은 아이들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때문이다.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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